문장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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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국문 글을 어떻게 더 잘 쓸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하고 있던 참에 우연히 회사 러닝 포털에서 배상복 기자님의 글쓰기 동영상을 봤다. 간결한 영상에 내용도 알차고 유용해서 혹시 책을 쓰셨는지 찾아봤는데, 역시나 두 권이나 쓰셨다. 오늘은 [기자처럼 글 잘 쓰기] 시리즈의 첫 번째 책, [문장 기술] 내용을 정리하려고 한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내용이지만, 평소에는 잘 생각 안 하 놓칠 수 있는 팁들을 예시와 함께 잘 정리되어 있다.

간단명료하게 작성하라

아무래도 가장 중요한 글쓰기 원칙이 되지 않을까 싶다. 너무 복잡하게 쓴 문장은 멋도 없고 읽기도 어렵고 이해할 수도 없다. 제임스 조이스 급의 작가가 아닌 이상 간단명료하게 글을 쓰자.

근데 문제는 간단명료하게 글을 작성하는 것은 어렵다. 또 너무 단순하면 읽는 재미가 없을 수도 있다. 적절히 다양한 문장 패턴과 읽는 자의 리듬을 생각해서 글을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글을 “잘” 쓰기가 어렵다.

How?

  1. 군더더기 없애기: “-이다”를 “-라 하지 않을 수 없다”로 쓰는 것이 군더더기다. 의미 없이 글을 늘어지게 하는 어휘나 표현을 없애자.
  2. 수식어 절제: 수식어를 많이 붙인다고 의미가 뚜렷해지는 것이 아니다. 필요한 수식어만 남기면 깔끔하고 부드러운 문장을 작성할 수 있다.
  3. 이해하기 쉽게: 전달력이 우선이기 때문에 글을 읽는 사람의 능력과 노력에 관계없이 누구나 이해할 수 있게끔 쉬운 말로 작성해라.
  4. 문장은 짧게: 문장은 30자 또는 50자 이내가 적당하다. 한 문장에 너무 많은 내용을 담지 말고 짧게 끊어 쓰는 것이 좋다. 복잡한 문장은 두세 문장으로 나눠 써야 한다.

실천하기

이 장에 나온 내용만 올바르게 적용해도 좋은 글을 쓸 수 있는 것 같다. 책에는 구체적인 예시를 어떻게 바꿨는지 나와 있어 내 글을 어떻게 수정해야 되는지 감이 잘 온다.

이번에 회사에서 국문 블로그 번역 검수하면서 유용하게 사용했다. 아래는 내가 실제로 글을 더 간단명료하게 수정한 예시다.

  • 쿠팡 엔지니어의 가장 중요한 책임 중 하나는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는 수백 개의 A/B 테스트로 인해 앱 성능에 기술적 방해가 발생하는 것을 최소화하고, 앱의 안정성을 보장하는 것이다.
    • 이 문장은 이해하기 쉽게 원칙을 무시한다. “앱 성능에 기술적 방해”는 무슨 말인가. 영어로 번역하기 이러한 문장이 나온 것 같다. 나는 이 문장을 아래와 같이 간단하게 수정했다.
    • 쿠팡 엔지니어의 가장 중요한 책임 중 하나는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는 수백 개의 A/B 테스트로 인해 일어날 수 있는 문제를 최소화하고, 앱의 안정성을 보장하는 것입니다.

블로그 포스트를 모두 읽고 싶으면 여기서 확인 가능하다. 위 사례 외에도 문장은 짧게, 군더더기 없애기를 가장 많이 생각하면서 번역된 글을 검수를 했다.

중복을 피해라

한 문장에 같은 단어나 표현을 사용하면 간결성이 떨어지고 글의 세련된 맛이 없어진다. 주의를 기울이지 않거나 요령이 없기 때문에 이런 중복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 조금만 신경 쓰면 중복 표현은 쉽게 피할 수 있다.

How?

  1. 단어 중복: “어떤 경우에는 ~한 경우가 있으며…” -> “어떤 경우에는 ~한 예가 있으며”
  2. 구절 중복: 눈에 바로 띄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할 수 있는” 등 주로 구 형태의 중복.
  3. 의미 중복: 내용상 동일한 의미가 되풀이되는 것 (예.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로)
  4. 겹말: 한자어와 우리말이 어울리는 형태 (예. 다시 재론하다)

실천하기

구절 중복은 내가 평소에 회사에서 슬랙 메시지를 보낼 때 자주 쓰는 것 같다 (ㅋㅋ). 이 장을 읽고 약간 뜨끔해서 슬랙 메시지도 계속 썼다 지웠다 하게 된다. 아래는 또 내가 번역 검수하는 과정에서 위 원칙을 적용해 본 예시.

  • 고객의 상품 구매 프로세스 내 단계들 모두 하나하나 데이터에 기반해 설계합니다.
    • 이 문장은 의미 중복 원칙을 무시한다. “모두”와 “하나하나”가 같은 뜻이다. 간단하게 아래와 같이 수정했다.
    • 고객 상품 구매 프로세스 내 단계 모두 데이터에 기반해 설계합니다.

위 문장이 나온 블로그 포스트는 여기서 확인 가능하다.

호응이 중요하다

문장의 기본 구성은 “주어+목적어+서술어”이다. 여기서 문장이 접속사로 길어지거나 목적어가 두 개 이상 있으면 주어가 목적어와 호응하지 않을 수가 있다.

How?

  1. 주어와 서술어의 호응: 문장을 시작할 때 주어를 분명하게 잡고 그 주어에 맞게 서술해 나가는 게 요령이다. 긴 문장은 주어와 서술어 사이에 다른 말을 넣지 않거나 아예 두 문장으로 끊어라.
  2. 목적어와 서술어의 호응: “축구를 찬다”, “신문과 TV를 열심히 시청해야 한다” -> “공을 찬다”, “신문을 꼼꼼히 읽고, TV를 열심히 시청해야 한다”
  3. 논리적 호응: “-고”, “-며” 뒤에는 대등한 내용, “-으나”, “-지만” 등 뒤에는 반대 내용을 써야 한다.
  4. 단어의 특성에 따른 호응: ‘의미상 선택 제약’으로 지키지 않을 경우 뜻이 잘 통하지 않는 비문이 된다.

실천하기

이번 섹션은 1, 2, 4번 팁은 전문적으로 글을 쓰거나 번역을 하는 분들은 아주 드물게 하는 실수인 것 같다. 3번은 글을 잘 쓰는 팁이라기 보다 글 구성할 때 근본적으로 고민해야 되는 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글을 검수하면서 이번 장애서 적용한 문장은 없었다. 앞으로 신경 써서 검수한 내용이 있다면 여기에 추후에 추가하겠다.

피동형으로 만들지 마라

저자는 여기서 피동태의 증가는 영어가 더욱 보편화되면서 한국어에도 많이 적용된다고 쓴다. 하지만 영어에서도 기본적으로 피동태보다는 능동태를 선호한다.

How?

  1. 가급적 능동형으로: 피동형 문장은 자신감이 없어 보이고 글의 힘이 떨어진다. 능동형으로 작성해야 글의 힘이 살아난다.
  2. 이중피동을 피하라: 이중피동은 대부분 “-지다”가 덧붙여진 행태로 가급적 “-지다” 표현을 줄여 쓰는 습관을 들이면 좋다.

실천하기

이것도 내가 구체적으로 예시로 사용한 건 없다. 사실 이번 블로그 포스트를 급하게 준비하면서 검수 중간에 이것저것 찾아봤는데 능동형 수정은 분명히 했는데 기억이 안 난다. ㅠㅠ 다음에는 열심히 메모를 해서 기록을 남기고 싶다.

단어의 위치에 신경 써라

이번 장에 나온 내용은 중학교 글쓰기 수업 st의 내용인데, 굉장히 유용했다. 알고는 있지만 잊기 쉬운 것들이다.

How?

  1. 수식어는 수기되는 말 가까이에: “아름다운 그녀의 웨딩드레스”는 “그녀의 아름다운 웨딩드레스”와 다르다.
  2. 주어와 서술어는 너무 멀지 않게: 겹문장일 경우 전체 문장의 주어가 서술어와 멀리 떨어져 있으면 어느 서술어와 호응하는지 판단하기 어렵다.
  3. 의미 파악이 쉽도록 위치 선정: 명사를 한꺼번에 나열하는 경우, 숫자나 날짜 연이어 나오는 경우에 주의해야 된다.

실천하기

다른 건 몰라도 주어와 서술어는 너무 멀지 않게 문장 짓는 게 정말 생각보다 중요하다고 느꼈다. 글을 쓸 때 간단명료하게 쓰면 좋겠지만 길고 복잡한 문장이 부득이하게 글에 들어간다. 그런 경우에 정말 주어가 어느 서술어와 호응하는지 여러 번 확인해야 되는 일이 종종 발생한다.

그래서 위 팁도 이번에 번역을 검수하면서 정말 여러 번 사용했지만… 역시 예시를 따로 뽑아 놓지 않았다. 앞으로 내가 바꾼 예시가 있으면 잊지 않고 메모 해놓고 여기에 기록하겠다.

마무리

사실 위에 나온 내용은 책의 첫 5장 구성이다. 나머지는 꼭 구매하셔서 읽어보길…^^ 그리고 사실 이 다섯 가지가 나는 가장 중요하다고 느꼈다. 지금 글을 쓰면서도 굉장히 신경이 쓰인다. 사실 나는 글 작성은 영어가 더 익숙해서 국문으로 글을 쓸 때 어색하고 어려운 부분도 있다. 근데 이런 원칙에 대해서 (다시) 알아보고 실천해 보니 글 작성 능력이 향상된 것 같고 확실히 교정 과정에서 문장을 많이 고치게 된다.

배상복 작가님이 쓰신 두 번째 책은 [글쓰기 정석]이다. 아직 안 읽어봤지만 그것도 읽어보고 정리할 만한 내용이 있다면 또 블로그에 글을 쓰겠다!